병상일지 및 발병기록은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에 아주 유용한 자료입니다.
이러한 자료가 없는 경우 보훈처에서는 공무상 발병하였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입증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비해당 의결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래의 판결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병상일지가 없다고 하더라도 상이발생이 군복무로 인한 것이라는 연관성을 잘 입증한다면 충분히 법원에서는 승소할 수 있습니다.
아래 판결은 제대 후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 만성중이염과 난청으로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2심까지 패소하고 대법원에서 사실상 승소한 사례입니다.
원고는 1983. 5. 11. 육군에 입대하여 복무하다가 1985. 11. 21. 만기 전역한 사실, 원고는 1982. 4. 2. 징병검사를 받고 군 입대 직후인 1983. 5. 12.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위 각 검사결과 모두 정상 판정을 받은 사실, 원고는 (부대 명칭 생략) 소속 탐조차 운전병으로 근무하던 1984년경 오른쪽 귀에서 고름이 나오고 통증을 호소하여 사단의무대에서 입원치료를 받았고 입원기간 도중 국군덕정병원에서 외래로 치료받은 바 있는 사실, 원고는 전역 이후인 1997. 6. 5.부터는 이상호이비인후과의원 등 병원에서 우측 만성중이염으로 치료받아 온 사실, 토마스클리닉 이비인후과에서 작성한 진단서에는 원고의 만성중이염이 20년 이상 지속되어 온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군 복무 중 선임하사관 등으로부터 구타당하였거나 탐조등에 귀를 부딪쳐서 만성중이염에 이르게 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원고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배척하고, 오히려 원고가 군 복무 당시 군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바 있기는 하나 그 구체적인 부상경위나 부상부위 및 정도와 치료경과를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나타나 있지 아니한 점, 일반적으로 만성중이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여 원고 주장과 같은 사정 이외에 다른 원인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 치료 또한 어렵지 아니한 점, 원고가 전역 이후 1997. 6. 5. 이비인후과의원에서 치료받기 이전까지의 기간 동안은 중이염이나 이명 등에 대하여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고, 전역 이후인 1987. 7.경 회사에 취업함에 있어 제출한 진단서나 작성된 면접고사표에는 원고가 좌하퇴부 연부종양으로 수술받은 병력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달리 중이염과 관련한 기재는 찾아볼 수 없는 점, 원고를 우측 만성중이염으로 진단한 동아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또한, 원고의 위 질병과 군 복무 중의 구타나 탐조등에 의한 충격 사이의 연관성을 알 수 없다고 회신한 점 등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 주장과 같이 상관의 구타 또는 탐조등의 충격에 의한 부상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만성중이염이 발생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 주장의 위 상이와 군 복무 중의 직무수행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추단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군 복무 중 상관으로부터 구타를 당하고 탐조등에 부딪친 후 오른쪽 귀에서 통증·이명과 함께 고름이 나와 연대본부 의무대 및 사단 의무대에서 각각 입원치료를 받았고 전역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만성중이염에 대한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원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원고는 인사명령이 별도로 필요 없는 연대본부 의무대 및 사단 의무대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므로 병적기록표에 입원사항이 기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군인사법 제63조 참조), 병상일지 등의 의무기록 또한, 원고가 전역한 후 이미 10년 이상이 경과함으로써 보존기간이 경과하여 폐기되는 등의 사유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전역 이후 1997. 6. 5.까지 원고가 치료받은 자료가 없는 것도 원고가 위 기간으로부터 길게는 약 20년 짧게는 약 9년가량 경과한 2006. 6. 14. 이 사건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함으로써 위 기간 동안 치료받은 의료기관을 찾지 못하거나 그 진료기록부가 보존기간이 경과하여 폐기되는 등의 사유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므로(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 참조), 원심의 판단과 같이 원고가 군 복무 당시 또는 전역 이후 1997. 6. 5.경까지의 기간 동안에 대하여 그 주장과 같이 치료를 받았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할 만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동아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원고의 질병과 군 복무 중의 구타나 탐조등에 의한 충격 사이의 연관성을 알 수 없다고 회신한 것도 원고의 군 복무 당시의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위 회신 내용도 소극적으로 그 연관성을 알 수 없다는 것이고 적극적으로 그 연관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보이는 점, 원고가 적어도 1997년부터 반복적으로 만성중이염에 대한 치료를 받아온 사실만 보더라도 만성중이염의 치료가 어렵지 아니하다고 볼 수만은 없는 점, 일반적으로 회사에 입사하는 사람이 자기의 질병을 낱낱이 밝히지 않았다고 하여 그러한 질병이 없었다고 추단하기는 곤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사유로 들고 있는 나머지 사정들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97. 6. 5. 이비인후과의원에서 진찰을 받을 때 의사의 문진에 대하여, 1983. 10.경 상관으로부터 오른쪽 귀를 수회 맞고 1984년 말 탐조등에 오른쪽 귀를 부딪친 후 오른쪽 귀에서 통증·이명과 함께 고름이 나와 입원치료를 받은 이래 만성중이염 및 청력장애가 계속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사실, 원고는 그로부터 약 8년 이상 경과한 2006. 2. 14. 비로소 이 사건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고 그 이전에는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한 적이 없는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원고가 1997. 6. 5. 담당의사에게 한 진술은 그 시기 및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 아니라 단지 만성중이염으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그 발병원인이라고 생각되는 사실들을 나름대로 진술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으므로, 비록 소송 당사자 본인의 진술이기는 하지만 그 신빙성을 쉽사리 배척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원고가 군 입대 당시에는 이비인후과 영역을 포함하여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점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와 같은 시기에 같은 부대에서 군 복무를 하였던 소외 1, 2, 3이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진술 내지 증언을 하고 있는 반면 달리 원고의 만성중이염 및 난청의 원인이 될 만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점, 원고가 1997년 이래 계속적으로 만성중이염 및 난청으로 치료를 받아 온 자료가 있고 난청으로 장애인등록까지 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군 복무 중의 직무수행으로 인하여 만성중이염에 이환되고 그로 인하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 관련 [별표 3]에 규정된 ‘청력의 기능장애’가 발생하였다고 충분히 추단할 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